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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칭찬(경남신문 08-05-14/토)

작성자
진*기적의도서관
작성일
2008.06.19.
조회수
9,130

● 신문명 : 경남신문


● 일  정 : 2008년 6월 14일





<칭찬>


오랜만에 선배 한 분을 만났다. “어쩌면 언니는 여전한 멋쟁이세요?”라고 대뜸 인사를 했다. 그녀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담고 잠시 망설이더니 “글쎄, 그게 정말이라면 아마 나를 항상 칭찬해 주는 친구가 있기 때문일 게야”라고 분명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사실을 자기 자신에게 다짐하려는 듯 한마디씩 띄어서 천천히 말하는 것이었다. 역시 멋쟁이로군, 생각하는 것마저 멋이 있는 여자가 아닌가. 속으로 감탄했다.


정말 그렇다. 꺼림칙해 하며 입고 나간 블라우스 하나라도 스커트랑 잘 어울린다는 말을 들으면 갑자기 자신감이 생겨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스카프를 이것저것 골라서 묶고 나갔을 때 코트와 스카프의 배색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칭찬해 주는 친구가 있으면 선뜻 꽃 한 송이를 안겨 받은 기분이 된다. 이런 일들이 하나하나 격려가 되어서 진짜로 멋쟁이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칭찬으로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이 정말 있다. Y내과의원 대기실은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언제나 가득하다. 재래시장 입구에 위치한 영향도 있겠지만 내원자 대부분이 연세 드신 분들이다. 처음에는 우리 지역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다 모인 것 같아 의아했으나 6~7개월간 치료를 받으러 다니면서 진료하는 원장의 특별한 매력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진료하기 전 반드시 칭찬부터 한다. 입고 있는 옷이든 장신구이든 혹은 음성이나 말의 억양까지 무엇이든 찾아서 칭찬해 준다. 대단한 것은 아니어도 조금이나마 좋은 점이 있으면 그것을 적절하게 들어서 칭찬하는 것이다. 그것은 내원자의 긴장을 풀어 주려는 배려에서 나오는 선한 마음씨이며 품위 있는 예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마다 여름만 되면 발바닥이 가려워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치료받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나름대로 불치(不治)일 것이라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너무 방치했던 관계로 완치 기간이 길었다. 무엇이든 오래 버티지 못하는 버릇이 있는데 이번 만큼은 의사가 오지 말라고 할 때까지 다녔다. 아마도 원장으로부터 듣던 기분 좋게 하는 칭찬이 한몫 했으리라.


‘잘 어울린다’ ‘멋진 배합이다’ ‘브로치가 깜찍해요’ 이런 한마디가 부드러운 대화의 실마리를 열어주고 처음 만난 사람끼리도 예전에 어디선가 만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게 하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그 칭찬은 너무 거창하거나 끈적끈적하지 않고 귀 밑을 살짝 건드리고 가는 한줄기 바람처럼 상쾌하다.


친구나 동료, 형제 또는 가족 사이에서도 칭찬은 필요하다고 믿는다. ‘과장님, 안색이 영 좋지 않습니다. 어젯밤 과음하셨나 봐요?’ 딴에는 상사를 염려하는 성의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보다는 ‘과장님, 그 물방울 무늬 넥타이 아주 산뜻하고 좋은데요’ 하는 것이 사무실의 아침 분위기를 더 명랑하게 만들어 주게 될 것이다. 설령 그 한마디의 대가로 커피 한 잔을 우려낼 속셈이 있었다 해도. 실제 우리 도서관에 오는 꼬맹이들도 대출하거나 반납할 때 건네는 짧은 칭찬에 책을 더 열심히 읽는다. 일곱 살짜리 꼬마가 1000권 이상의 책을 읽는가 하면 눈을 맞추고 간간이 수긍해 주는 그 작은 칭찬에 신이 나서 자신이 읽은 책을 펼쳐 들고 줄줄 외며 이야기해 준다. 적절한 때의 적절한 칭찬은 몸도 마음도 자라게 하는 명약이 된다는 증거가 아닐까.


대체로 IQ 150 정도의 사람과 마주할 때 피로감이 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우울해지기까지 한 경우도 있다. 그것은 그 머리 좋은 사람들은 절대로 남을 칭찬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하늘 아래서 내가 누구를 칭찬할 것이냐는 식의 오만함이 상대의 마음을 무겁고 어둡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남을 칭찬하는데 너무나 인색하다. 그러면서도 칭찬을 받으면 말할 수 없이 즐거워진다. 한 사회학자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사람이 사회생활에서 성공하는 데 그 85%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융화 관계에 있다고 한다. 타인과의 융화에 있어서 상대방을 무리 없이 칭찬하는 일이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 종 화 진해기적의 도서관장






입력 : 2008년 6월 14일 토요일

http://www.knnews.co.kr/?cmd=content&idx=712077&searchword=%C4%AA%C2%F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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