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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안단테로,칸타빌레로(경남신문 08/02/13 수)

작성자
진*기적의도서관
작성일
2008.02.19.
조회수
7,382
 

● 신문 : 경남신문


● 일정 : 2008년 2월 13일(수)




안단테로, 칸타빌레로 / 이종화




“큰일 났다! 이러다가 너무 늦겠어.” 풀밭에서 책을 읽고 있던 자매의 곁을 후다닥 지나쳐 가는 토끼 한 마리가 하는 말이다. 미국의 작가 루이스 캐롤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렇게 시작된다. 어디를 그렇게 서둘러 가는 것일까. 호기심에 따라 나선 앨리스가 경험하는 꿈같은 세상이 이야기의 줄거리이다.


어디론가 서둘러 가는 것이 특별한 관심사였던 시절로부터 15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토끼의 그 말을 특별할 것도 없이 매일 같이 복창하며 산다. 언제나 쫓기듯이 ‘어머! 늦었네. 큰 일 났다.’에 묻혀 지내는 것이다. 체코 출신 소설가 밀란 쿤테라는 우리의 삶이 이렇게 변한 것을 ‘기술혁명이 인간에게 선사한 엑스터시’라고 한다. 육체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고 복잡한 사고와 추론까지 컴퓨터가 대신하면서부터 일상의 템포가 빨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더 빠른, 더 편한, 더 새로운 것을 찾아 점점 더 과속으로 질주한다.


하지만 속도에 의해 재생산된 시간들은 어디에 바쳐지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세상은 갈수록 편해지는데 사람의 생활은 더 조급하고 불안해지는 것이다. 음미하고 되돌아 볼 여유도 없이 정신없이 휘둘리며 살아간다. 이러다가 소중한 삶을, 뜨거워서 맛도 모르고 삼켜버리는 음식처럼 어느 날 갑자기 정리가 안 된 채 놓치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


살기가 어렵다고 해서,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미소를 잃지 않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보다 기품 있게 살아가는 방법까지 무시하고 포기해서는 안 되겠다. 나름대로의 대안을 찾아본다. 독서를 통한 지혜, 곧 여유이다. 좋은 책과의 만남을 통해 따뜻하고 풍요로운 마음을 갖는 것이다. 물론 독서는 인생과 마찬가지로 이것이 최선의 길이라는 식의 정답은 없다. 또한 만인(萬人) 필독의 양서라는 것도 없다. 애인이나 배우자처럼 각자의 운명이라든가 인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책이다. 평범한 잡지에서 미술에 관한 빼어난 기사를 불쑥 만나기도 하고, 요리책에서 역사가의 세련된 기행문을 찾게도 된다.


책을 100권 읽는 것이 50권 읽는 것보다 반드시 훌륭한 일도 아니다. 한 권 읽을 때마다 어느 만큼의 자양분을 흡수했는가, 거기에 의미가 있다. 한 번 읽었는데 또 읽고 싶어지는 책이 있다. 두 번 세 번 읽고도 졸업하지 못하고 여전히 애착을 느끼는 책이 있다면 그것은 인생에서 행운이다. 그런 사람은 대단한 독서가인 동시에 재벌 못지않은 부자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되려면 어쩔 수 없이 상당한 양의 독서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왕성한 독서를 하며 일종의 영감이 작용해서 ‘아, 이거다’ 하는 책을 ‘발굴’하게 되는 것이다.


올해는 자유·평등·평화가 정착되는 희망의 기대가 큰 해이기도 하다. 특히 새 학기를 맞는 많은 학부모들은 세상의 모든 지식을 자녀의 머릿속에 쓸어 담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골몰한다. 그러나 이 세상은 지식만으로 살아 갈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가 않다. 지식이 모자라면 당사자 혼자서 좀 불편하면 된다. 그렇지만 지혜가 모자라면 주변을 온통 불편하게 만든다. 구약시대의 솔로몬 왕이 감명을 주는 것도 하나님께 구한 것이 부귀나 권력, 무병장수(無病長壽)와 같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일국의 통치자가 갖추어야 할 지혜였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자녀들에게 귀족적인 삶의 지혜를 심어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겠다. 먼저 다양한 독서를 통한 자기 성찰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만심과 자존심을 분간하는 지성, 열을 알면서 일곱을 드러내는 절제, 사흘을 굶어도 담을 넘지 않는 지조, 평등이란 기회의 균등일 뿐 결과의 균등이 아님을 자각하는 양식, 잘난 사람을 인정하는 자신감을 지닌 품격 있는 인품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경쟁’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에 새삼 ‘안단테 칸타빌레’(천천히 노래하듯이)를 말하는 것은 자신감의 결여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마음이 쫓길수록, 숨 가쁜 속도전에서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배려할 줄 아는 지혜와 여유도 중요하지 않겠는가.


이종화 / 진해 기적의 도서관장






 • 입력 : 2008년 2월 13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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