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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5월의 잎새 같은 우리의 희망-07/05/16

작성자
진*기적의도서관
작성일
2007.05.17.
조회수
6,080

이종화(진해 기적의 도서관장)


쏟아질듯이 피어있던 현란한 벚꽃이 지고 그 자리에 연초록 잎새들이 기쁨처럼 놀라움처럼 돋아났다. 바람에 밀리면서 햇빛에 솟구치면서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 간다. 생명력이 넘치며 회화(繪畵)적이고 심지어는 음악적이기까지 한 잎새들의 언저리에 어린이가 있다.


지난 어린이날에는 도서관에 ‘미래의 주인공’들이 찾아왔다. 어린이들의 해맑은 얼굴. 투명한 목소리가 도서관 공간을 가득 메웠다. 어린이날을 맞아 준비한 갖가지 놀이에 참여하느라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두 눈을 빛내며 나눔 장터에서 요것조것 고르는가 하면 어느새 공연장으로 몰려들어 음악을 감상하고 인형극에 몰입하는 성숙한 관객이 되기도 했다. 자신이 직접 만든 머리핀을 꽂고 어른스레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아이도 있었다.


저 자유롭고 왕성한 아이들은. 권투 링 같은 울타리 안에 갇혀서 살아야만 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과는 사뭇 다르다. 저들은 앞으로 남해를 건너고 태평양을 넘어서 이국땅으로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저들에게 국제외교인으로서 살아나갈 교양의 토대를 익히게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계화 시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곧 그 국가를 대표하는 외교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제 외교란 문화 경연의 무대와 같은 것이다. 1975년 파리의 교외에서 선진국 수뇌 회의가 최초로 열렸다. 루이 왕조의 귀족이라든가 나폴레옹이 산책했던 숲. 역사의 흔적이 찬연한 궁정. 그곳에서 6개국 정상이 3일간의 합숙을 했다. 회의 도중에 나눈 화제는 경제가 3분의 1정도이고 나머지는 취미였다고 한다. 중요한 국제회의 석상에서 선진국의 지도자는 저마다 문학과 음악. 미술 그리고 철학에 대해 유유히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세계화시대에서는 정치와 경제의 지식만을 가지고 외교를 감당하지 못한다. 정치가 바로 취미여서는 국제인이 결코 될 수 없다. 지난해 말에 93세로 타계한 포드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에 있었던 일화이다. 일본의 히로히토왕이 미국을 방문했다. 백악관의 환영 만찬회에서 포드 대통령은 일왕에게 갖가지 화제를 제공했다.


“이 그림은 유명한 보스턴의 뭐라고 하는 겁니다.” “아. 그렇습니까.” “저 도자기는 500년 전 중국의…” “아. 그렇군요”라는 식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일관했다. 기진맥진한 포드는 히로히토왕이 돌아간 다음 부인을 잡고 찰스턴 춤을 추었다고 한다. NHK의 기자가 쓴 이야기니까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국제 사회를 살아 갈 때는 세계의 누구와도 자신 있게 환담할 수 있는 세련된 문화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한국인이 아닌 유연한 사고법. 외국 바이어 또는 정치인의 언동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고도의 정신성. 이런 사고를 지닌 인물들이 우리 사회의 주인이 될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되지 않겠는가.


우리는 어린이를 ‘나라의 보배’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보배답게 키우지 않고 어른의 부속품처럼 여기는 듯하다. 과잉으로 보호하여 아이의 자립성을 가로막는가 하면 방치하여 사회적 이단아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모 재벌 회장께서 자신의 장성한 아들이 맞고 들어오자 손목 잡고 나가서 되갚아 주었다는 소식은 진위(眞僞)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를 슬프게 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반성하게 한다. 왜냐하면 우리도 아이들을 기를 때 매 맞고 들어오면 ‘너도 가서 패고 와’라고 할 만큼 맹목적인 모정(母情) 또는 부정(父情)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우리의 살벌한 모습을 거울로 비추듯 보여준 것이 이번 일이다.


5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일렁이며 싱그러운 향기를 뿜어낸다. 나뭇잎 같은 우리 아이들이 하늘을 향해 푸르게 자랄 수 있도록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겠다.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책을 읽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그 속에서 합리적인 사고와 풍부한 문화적 소양을 갖추게 해주는 것이다.

경남신문 2007년 5월 16일    기사입력 : 2007-05-16 오전 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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