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⑤ 진해기적의도서관

글.현연주 진해기적의도서관 사서

진해기적의도서관에는 다양한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오지만 그중 가장 많은 것은 아마도 북스타트 프로그램에 관한 내용일거라 짐작된다. 진해기적의도서관에서는 북스타트 운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8주간의 후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육아수첩을 가지고 오면 책 두 권과 손수건, 그리고 북스타트 가이드북이 들어있는 북스타트 꾸러미를 나눠주고 있지만, 책꾸러미를 한 번 나눠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까워 보다 지속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그래서 책과 가까워 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기와 엄마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베테랑 자원활동가 열정에 초보엄마 힘 얻어

  프로그램의 인기가 대단해 6~12개월 아기 25명을 모집하는데 매번 백여 명이 훌쩍 넘게 신청을 해 6대 1이 넘는 경쟁률을 통과해야만 프로그램을 들을 수가 있을 정도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그림책 들려주기와 신나는 율동 및 노래배우기를 기본으로 베이비 사인, 베이비 마사지, 아기 난타, 오감자극놀이, 손발 도장 찍기, 독서교육 노하우, 책 만들기, 클래식감상 시간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구성된다. 2005년 후반기부터 시작해 매년 5개 기수가 탄생하고 있고, 이번 9월에는 22기가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진해 기적의 북스타트 프로그램이 가진 남다른 점은 모든 프로그램의 진행을 자원활동가 선생님들이 진행하는 것. 초기에는 좌충우돌했지만 이젠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만큼은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게 된 자원활동가 선생님들이 북스타트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셈이다.

  북스타트 자원활동가로서의 오랜 경험에 선배 주부로서의 노하우로 무장하고 거기에 열정까지 더한 수업진행에 아기들 얼굴에는 웃음이 넘쳐나고, 육아가 힘들게만 느껴지던 초보엄마들에게는 힘과 용기가 채워지게 되었다. 그 아름다운 열정에 이끌려 북스타트 프로그램 수업에 참여한 어머니들 중 몇몇 분들은 아기가 조금 더 커 시간이 자유로워지고 나면 도서관에서 아이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며 찾아오시기도 한다.

엄마 모임 통해 공동육아 꿈 영근다

  또 한 가지 자랑하고 싶은 점은 우리 도서관의 ‘보늬동무’들이다. ‘보늬동무’는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수료한 뒤 지속적으로 도서관에서 모여 공동육아를 하고 있는 북스타트 프로그램 후속모임, 엄마들이 각자 재능을 살려 일일 선생님이 되는 품앗이 육아로, 현재 자원활동가 선생님들의 열정에 물든 ‘청출어람’ 후속모임으로 아홉 개 기수가 준비하고 있다. 교육에 관한 고민뿐만 아니라 아이 성장에 관한 이야기, 또래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 가지는 고민에 대해서도 함께 공유할 수 있어, 한번 시작되면 몇 년씩 지속적으로 이어지게 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엄마들이 ‘도서관에 오는 아이는 다 내 아이 같다’며 자신 아이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엄마 손을 잡고 오던 것이 이젠 언니, 동생 그리고 아빠까지도 함께 온 가족이 도서관으로 발길을 향하게 된다며 좋아하기도 한다.

  북스타트로 도서관과 인연을 맺은 아이들, 아기 때부터 매주 도서관에 오는 것이 당연한 일상생활이 되어버린 아이들, 서가를 붙잡고 걸음마을 배운 아이들, 울다가도 ‘도서관 가자’ 그러면 뚝 그친다고 하고, 첫 유치원 등원 날 유치원 가기 싫다고 도서관 가자고 울었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도서관에서 크는 아이들이구나 싶어 마음이 뭉클하다. 그리고 더 많은 아이들에게 북스타트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특히 도서관으로 직접 오지 못하는 상황의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찾아가는 북스타트’를 여건상 시행하지 못하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하는 행복함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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